“車사고 경상환자, 내년부터 ‘본인 과실’ 자기보험으로 처리”

thumbanil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내년 1월부터 소비자는 자동차 사고로 부상을 입었더라도 그 정도가 가벼우면 본인과실은 자신의 보험으로 처리하게 된다. 또 4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는 경상환자는 합리적인 보험금 책정을 위해 의무적으로 진료기관의 진단서를 제시해야 한다.

30일 금융위원회는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경상환자의 과잉진료와 객관적인 보험금 지급기준 부재로 선량한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동엽 금융위 보험과장은 “자동차보험은 운전자인 국민이라면 가입이 강제되는 의무보험이기 때문에 보험료와 보험금의 균형이 중요하다”면서 “보험금 누수 가능성이 있으면 적기에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정부는 과실책임주의 원칙을 적용해 경상환자(12~14등급)의 치료비(대인2) 중 본인과실 부분은 본인보험(보험사)으로 처리하도록 했다. 중상환자(1~11등급)를 제외한 경상환자의 경우 일단 치료비를 전액 지급하되 추후 본인과실 부분에 대해선 환수하는 방식이다.

지금은 자동차 사고 발생 시 과실 정도와 무관하게 상대방 보험사에서 치료비를 전액 지급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과잉진료가 늘어남으로써 고(高)과실자의 과실·치료비가 저(低)과실자에게 전가되는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연 5400억원의 과잉진료가 줄고, 전국민 보험료가 2만~3만원 줄어드는 등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안엔 장기간 진료 필요 시 객관적인 진료기간 설정을 위해 의료기관 진단서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내년 1월부터 진료기간이 4주를 초과하면 진단서에 기재된 기간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한다.

이는 사고발생 시 입증자료 없이도 기간 제한 없이 치료하고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탓에 보험사에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가령 후미충돌(수리비 30만원)로 단순염좌 진단을 받았지만 10개월 동안 치료(500만원)를 받는 사례도 있었다.

동시에 정부는 상급병실과 한방분야 등에 대한 보험금 지급기준도 구체화한다. 상급병실 입원료의 상한선을 설정하는 등 방안을 검토하고 건강보험 급여항목에 포함되지 않은 첩약·약침 등 한방 진료 항목 현황을 분석해 진료수가 기준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자동차보험은 건강보험과 달리 병실 등급과 관계없이 입원료를 보험에서 전액 지급해 상급병실 입원료 지급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합리적 수준의 입원료 지급이 이뤄지도록 하반기 중 개선안을 마련하고 소비자 안내를 거쳐 내년 중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특약의 종피보험자로 등록된 배우자가 최초로 별도 자동차보험 가입 시 최장 3년의 무사고 기간을 동일하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참조요율서를 개정한다. 무사고기간이 반영된 위험등급을 적용함으로써 기존 대비 약 20~30%의 보험료 인하 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표준약관을 보완해 군인의 상실수익액 보상도 현실화한다. 군복무(예정)자 사망 시 병사급여가 아닌 일용근로자 급여(월 270만원 수준)를 기준으로 상실수익액을 계산하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현행 자동차보험은 군복무자의 사망 시 군복무 기간 중 병사급여(약 월40만원)를 상실소득액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밖에 정부는 보험개발원을 중심으로 진료수가와 부품비, 정비공임, 도장비 등 자동차보험 원가지수를 산출해 공표한다. 객관적인 원가 변동요인을 공유함으로써 자동차보험의 투명성과 편의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주행거리 정보공유를 통한 특약가입 편의도 높인다. 운전자별 주행거리 정보를 보험개발원에 집중하고 운전자가 보험사 변경 시 이를 해당 보험사에 공유하는 식이다.

이동엽 과장은 “하반기 표준약관, 관련 규정 등 개정을 거쳐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세부과제를 시행할 예정”이라며 “배우자 무사고경력 인정과 군인 상실수익액 보상 현실화 등 소비자 권익 제고 과제는 개정 후 즉시 시행하고, 치료비 지급기준 정비 등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한 과제는 규정개정 후 1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