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승리 ‘구속’, 1억원짜리 ‘만수르 세트’의 부메랑

승리는 지난 12일 전역을 한 달 앞두고 55사단 군사경찰대 내 수용소에 수감됐다. 군사법원에서 징역 3년과 추징금 11억5690만 원을 선고받았다. /더팩트 DB

더팩트|강일홍 기자] 승리(본명 이승현)는 YG 소속 아이돌 그룹 빅뱅(BIGBANG)의 멤버로 활동한 뒤 뮤지컬 예능 드라마 영화 CF출연 등에 출연하며 한류스타로 거듭났다. 그룹 내에선 태양과 함께 가장 뛰어난 춤 실력을 자랑했고 멤버들 중 막내이면서도 늘 앞서갔다. 그의 성공은 연예계에서도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인기는 곧 돈이지만 무엇보다 그는 사업가로 승승장구했다.

"메뉴 하나에 1000만엔(1억 2000만 원), 500만엔(6000만 원) 씩 적어 놓고, 아주 비싼 와인들로 상품을 구성해 장난삼아 팔아 봤는데 먹히더라."(승리, 일본 후지TV '다운타운 나우-하시고 사케')

2018년 10월 5일 방영된 일본 후지 TV 예능프로그램 '다운타운 나우'의 '하시고 사케'(本音でハシゴ酒) 코너에서 버닝썬 관련 토크를 하던 중 승리가 털어놓은 말이다. 당시 그는 서울 역삼동에 '버닝썬'이라는 클럽을 운영하고 있었다. 버닝썬을 전후로 비슷한 클럽이 생겼지만 연예가엔 성공한 중국 젊은 부자들이 몰려들어 한 테이블에 1억씩 매상을 올린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장난삼아 고가 와인 팔았는데 먹히더라." 승리는 3년 전 일본 후지TV에서 인기리에 방송 중인 예능프로그램 '다운타운 나우'의 '하시고 자케'(本音でハシゴ酒) 코너에 출연했다. /'다운타운 나우' 방송 유튜브 캡쳐

아이돌 스타에서 사업가로 승승장구, 거침없는 '돈과 명예' 질주

V.I.라는 이름으로 일본 내 폭넓은 팬층을 갖고 있는 승리에 관한 소식은 일본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늘 관심사로 떠오른다. 일본 방송 MC를 진행할 만큼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해 한류스타의 면모를 과시했다. 유명 코미디언 출신 MC 다운타운(마츠모토 히토시, 하마다 마사오)의 버닝썬 관련 질문에 그는 "가수로 벌어들이는 수입보다 부업으로 훨씬 더 많이 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생각할 때 연예인 사업이니까 얼굴과 이름만 빌려주는 줄 아는데 나는 진짜로 한다. 안 그러면 신뢰하지 않는다. 가맹점주들과 함께 고생한 뒤 (사업이) 안 되면 괜찮은데, 승리라는 이름만 팔고 안 되면 저 분들이 들고 일어선다. 그러지 않기 위해 내가 직접 다 한다."(승리)

그의 사업 영역은 부동산 투자 외에 아카데미, 와플 라이센스, 요식체인점(아오리 라멘), 뷰티, 포차, 상표 출원 등 다양했다. 하룻밤 수억원의 매상을 올리던 버닝썬 클럽이 정점을 찍었다면 결국 이 사업이 그를 몰락의 길로 내몰았다. 클럽 내 폭행사건 전말이 밝혀진 뒤 최악의 스캔들 연예인으로 등장하고, 결국엔 빅뱅의 열성팬들마저 퇴출 성명을 발표할만큼 바닥으로 추락한다.

지난해 3월 육군 6사단으로 현역 입대할 당시 승리 모습. 승리는 입영장에서 버닝썬 의혹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강원 철원=이선화 기자

전역 한 달 앞두고 군사경찰대 수용소 수감, 1년5개월 군복무 물거품

예견된 수순이었을까. 승리는 지난 12일 전역을 한 달 앞두고 55사단 군사경찰대 내 수용소에 수감됐다. 군사법원에서 징역 3년과 추징금 11억5690만 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다. 군 복무 중 그는 성매매 알선, 성매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상습도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무려 9개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흔히 정상에 섰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말한다. 자칫 내려다볼 틈도 없이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목받는 대중스타는 작은 실수에도 구설이 따르고 마가 낀다. 그래서 바닥부터 한계단씩 밟아 정상에 선 연예인들 중엔 겸손과 배려를 최상의 처세 모토로 삼기도 한다. 1억 원을 호가한 버닝썬의 '만수르 세트'는 승리를 옭아맨 욕망의 화신이었다. 지나친 욕심은 불행의 화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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