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때녀를 단체로 보게 해야”…FC서울 향한 축구인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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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FC서울 정말 큰 일이네요.”

좀처럼 K리그1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FC서울을 바라보는 축구인들은 어느덧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저조한 성적 뿐 아니라 선수단 안팎으로 흉흉한 소문까지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종목이든 화려한 스쿼드를 지닌 팀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 루머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다가 반등에 성공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근거 없는 루머는 금세 사라진다.

하지만 8월 단 1승(1무4패)에 그치며 12개 팀 중 꼴찌로 밀려난 서울은 언제, 어떻게 어둠에 터널에서 벗어날지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올여름 지동원, 가브리엘, 채프만 등 공수에 수준급 선수가 수혈됐으나 승수 쌓기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진 모습이어서 더욱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K리그에 잔뼈가 굵은 A 감독은 “스포츠라는 게, 팀이라는 게 잘못 꼬이면 한없이 꼬일 수 있다. 단순히 특정 선수를 비난하거나, 감독-코치를 바꾸는 것을 거론할 게 아니라 구단 전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B 감독도 “서울은 다른 감독이 이끈 지난해에도 하위권에서 고전하지 않았느냐. 솔직히 최근 서울 축구를 보면 감독의 전술, 전략이 무의미해 보인다. 그라운드에서 선수의 응집력, 간절함이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에서 장기간 지휘봉을 잡으며 전성기를 함께 한 최용수 감독도 최근 쓴소리에 가담했다. 그는 중앙UCN과 인터뷰에서 “저따위로 하면서 어떻게 서울 엠블럼을 달고 뛰느냐”며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 목소리를 냈다.

여러 축구인은 K리그 리딩클럽을 자처한 빅클럽 서울의 추락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2010년대 초반까지 리그 우승에 도전했던 서울은 모기업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한동안 고전했으나 최근 다시 선수단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뜨는 지도자’ 박진섭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가운데 기성용, 박주영, 고요한 등 팀의 정신적 지주 구실을 하는 베테랑이 건재하고 나상호, 팔로세비치처럼 특급 선수가 가세했다. 하지만 성적이 곤두박질하고 있으니 선수단과 프런트 모두 당혹스럽다. 한 축구인은 “가뜩이나 하향 평준화 목소리가 나오는데, 우승권 스쿼드를 보유한 서울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건 리그 전체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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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구단 C 사무국장은 “서울이 홍보통으로 불리는 여은주 신임 대표이사의 존재도 있지만, 올해 참신하고 번뜩이는 마케팅을 펼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프로는 어디까지나 팀 성적이 좋아야 마케팅도 빛나는 법이다. 프런트의 노력이 가리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고 했다.

서울은 오는 5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순연 경기를 치른다. 그런데 전북전을 앞두고 또 비보가 날아들었다. 2년 차 미드필더 차오연이 음주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가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로부터 8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400만 원 징계를 받았다. 구단으로서는 더 힘이 빠진다. 이 소식을 들은 D 감독은 “얼마나 선수단 전체적으로 정신을 못 차리는지 알게 하는 대목”이라며 “단체로 ‘골때녀’를 시청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골때녀는 최근 SBS에서 방송한 축구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을 의미한다. 예능인, 배우, 모델 등 각계에서 활동하는 여자 셀럽이 서툴지만 진정성이 담긴 동료애와 축구에 대한 배움의 자세로 사투를 벌여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D 감독은 “웬만한 남자 선수보다 열정이 더 낫더라”고 했다. 축구인 대부분 서울이 팬을 위한 진심 어린 축구, 정신 무장으로 반전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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