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태극마크’ 원하는 세징야, 가능할까?

한가위에도 멈추지 않던 K리그에서 최근 화제를 모은 것은 세징야(32·대구)의 귀화설이었다. 2년 전 태극마크에 대한 갈망을 노래했던 그가 지난 18일 울산 현대를 상대로 2-1로 승리한 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뛸 수 있고, 준비가 돼 있다”고 귀화 의지를 밝힌 것이 발단이었다.

브라질 출신의 세징야가 팬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나돌던 한국 이름 ‘서진야’를 정말 얻을 수 있는지 설왕설래가 오갔다. 지난해 K리그 ‘연봉킹’(14억 3900만원)인 세징야는 골 사냥과 게임 메이킹까지 모두 가능한 특급 테크니션이다. 올해에도 9골·5도움을 기록하면서 가장 많은 경기 MVP(7회)에 이름을 올렸다. 국가대표로 선발된다면 한국 축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징야가 한국 국적을 얻을 수 있는 길은 크게 두 갈래다. 먼저 국적법에 따라 특정 분야에서 매우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외국인에게 주어지는 특별귀화가 있다. 체육 분야에선 귀화 의사를 가진 이가 특별한 수상 경력과 국제대회 성적 등을 바탕으로 귀화를 신청할 경우 해당 종목 협회의 추천을 거쳐 국적심의위원회의 심의와 면접 심사를 받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인 일반귀화와 달리 까다로운 조건(5년 이상 거주·국어능력·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 등)이 면제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손쉽다. 미국 출신이지만 2018년부터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라건아(KCC)가 대표적인 사례다. KBL의 한 관계자는 “라건아의 경우는 꼭 필요했던 선수라는 걸 모두가 인정해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소화됐다”면서 “똑같은 특별귀화에서도 전태풍 같은 경우는 한국어로 애국가를 불러야 해 애를 먹었으나 라건아는 그러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그런데 축구에선 아직 특별귀화로 국적을 얻은 전례가 없다.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태극전사를 꿈꾸던 브라질 출신 마시엘이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의 거절로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이 시작이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준비 과정에선 사령탑인 최강희 감독의 의사에 따라 에닝요(브라질)와 제난 라돈치치(몬테네그로) 등이 다시 한 번 도전의사를 밝혔으나 대한체육회의 추천조차 받지 못했다. 박지성(은퇴)과 손흥민(토트넘)처럼 월드클래스 대우를 받는 선수들을 뛰어넘는 실력이 아니라 생긴 일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세징야의 귀화 의사가 밝힌 상황에서도 특별귀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세징야의 기량은 인정하지만, 그 선수를 위해 특별귀화를 추진할 정도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행정적인 절차조차 밟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세징야가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길이 닫힌 것은 아니다. 세징야가 본인 의사로 밝힌 것처럼 귀화 의사가 확실하다면 일반귀화 절차를 밟은 뒤 대표팀 승선에 도전할 수 있다.

마침 세징야는 올해 일반귀화에서 가장 어려운 조건을 해결한다. 세징야가 2017년 대구FC에 입단한지 어느덧 5년째다. 세징야가 내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2022 카타르월드컵 참가도 노려볼 수 있다는 얘기다. 생계유지능력이나 품행에 문제없는 그의 마지막 변수는 역시 한국어 능력과 귀화시험으로 보인다. 세징야는 현재 한국어를 배우고 있으나 아직 간단한 인삿말 정도만 가능한 수준이다. 세징야가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뛰겠다는 의지는 결국, 한국어를 얼마나 빨리 배우느냐에 달린 셈이다. 대구 관계자는 “세징야가 당장 한국어를 능숙하게 쓰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세징야가 한국인이 되고 싶다는 의지는 진심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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