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포효, 그 직후 이어진 ‘빅이닝’…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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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4회말 마지막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김광현은 포효했다. 약한 구종인 체인지업으로 완벽하게 낚아낸 삼진이었고 안타를 맞았다면 동점 실점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

김광현의 포효 이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달라졌다. 곧바로 이어진 5회 공격에서 선두타자 홈런을 시작으로 무려 3홈런을 날렸고 한이닝에만 5득점을 내는 ‘빅이닝’을 만들었다.

김광현은 11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8시 15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회까지 93구를 던져 무실점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호투를 펼치고 7회 교체됐다.

팀은 7회초까지 6-0으로 앞서고 있어 김광현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고 평균자책점은 3.11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이날 김광현은 1회와 2회 모두 병살타를 통해 위기에서 탈출했다. 3회에는 2사 후 1,2루에 몰렸지만 무실점으로 막았고 4회 선두타자 안타 후 폭투로 무사 2루의 위기에서 무실점으로 막았다. 5회에는 첫 삼자범퇴 이닝, 마지막이었던 6회는 2사 후 안타를 줬지만 무실점으로 막으며 6이닝 무실점 투구를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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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타선은 5회초 무려 5득점에 성공했다. 솔로홈런 하나와 투런포 두 개가 합쳐 만든 5점. 투수 3명을 상대로 만든 3홈런이기에 의미 있었다.

이런 빅이닝 이전에 빅이닝의 전조가 느껴진 장면이 있었다. 바로 4회말 김광현의 삼진이었다. 4회 김광현은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내주고 폭투까지 나와 무사 2루로 이날 경기 최대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5-6번타자를 삼진과 내야 뜬공으로 잡으며 2사까지 몰았다. 그리고 상대한 7번 이안 햅과의 승부. 쉽지 않았다. 풀카운트 승부까지 갔고 이때 김광현은 6구에서 바깥쪽 낮게 빠지는 체인지업을 던졌다. 원래 패스트볼-슬라이더가 주무기인 김광현은 이날만큼은 체인지업이 춤을 출정도로 뛰어났고 그 체인지업을 믿고 던져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냈다.

타자가 헛스윙으로 삼진이 인정되자 김광현은 포효했다. 원정경기임에도 매우 기뻐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만큼 이날 경기에서 그 타석이 얼마나 중요했고 어려웠는지 알 수 있는 척도이기도 했다.

김광현이 어려운 이닝을 어렵게 잘 막아내며 포효한 직후 이어진 5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 폴 골드슈미츠가 솔로포를 때리며 '빅이닝'이 시작됐다. 5회에만 5득점이 만들어진 것의 시작은 4회말 김광현의 투구와 포효라는 점에서 빅이닝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