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의 기안84 감싸기, 결국 제 발등 찍어 [TF초점]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나 혼자 산다' 출연 이후 왕따 논란에 휩싸였다. /더팩트 DB

제 식구 감싸기 혹은 고집, '왕따 논란'으로 부메랑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그동안 기안84를 철저히 감싸고 지켰던 '나 혼자 산다'가 결국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신세가 됐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는 '기안84 왕따 논란'에 휩싸이며 몸살을 앓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접수된 민원만 10건이 넘어가며, 비난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논란의 시발점은 13일 방송된 기안84의 깜짝 카메라 에피소드였다. 당시 기안84는 10년간 연재한 웹툰 마감을 기념하기 위해 무지개 회원들과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기대와 달리 박나래, 키, 성훈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제작진이 사전에 알려주지 않아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기안84는 유일한 참석자 전현무가 뒤늦게 해당 소식을 전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 했다. 이에 전현무는 "서프라이즈였다"고, 스튜디오에서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탓에 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단체로 기안84를 따돌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고, 이는 곧 '왕따 논란'으로 일파만파 확대됐다. 기안84의 왕따 근거라며 무지개 회원들의 행동이나 표정을 짜깁기하는 영상부터 온갖 확대 해석이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나혼산'을 지켜온 안방마님 박나래와 여러 잡음 속 구원투수로 투입됐던 키는 졸지에 왕따 주동자가 됐다.

다른 에피소드로 출연한 펜싱선수 오상욱에게도 민폐였다. '2020 도쿄올림픽' 이후 화제를 모으고 있는 국가대표를 초대했지만, 그의 공식 클립 영상 등에는 이번 논란에 관해 제작진과 다른 출연진들을 지적하는 댓글과 기안84를 두둔하는 댓글로 가득하다.

기안84의 각종 논란에도 그의 출연을 고집했던 '나 혼자 산다'가 왕따 논란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MBC 방송화면 캡처

일각에서는 '나혼산' 제작진의 연출을 지적하기도 했다. 따돌림이 아니더라도, 특정한 한 사람을 웃음거리로 만든다는 기획 자체가 지나치다는 설명이다. 웹툰 마감을 축하할 방식은 충분히 많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시국에 여행을 기획하면서까지 '나혼산'이 왜 기안84에게 이러한 에피소드를 부여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제작진에게 나쁜 의도는 없었을 터다. 오히려 기안84를 지나치게 감싼 결과라고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혼산'은 그동안 기안84가 여성 혐오, 장애인·외국인 노동자 희화화, 전현무와 화사를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의 부적절한 관계 등 각종 논란에 휩싸여도 그의 출연을 고집했다.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며 기안84 하차 요구가 빗발쳤지만, 매번 침묵을 택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까지 받았다.

논란 후 대처 방식도 문제였다. 방송 중간중간 기안84에게 농담과 함께 사과할 시간을 주겠다며 '편한 공식 사과'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논란은 한순간에 가벼운 실수가 되고 하차 요구가 쏟아지는 상황이 대수롭지 않게 무마되는 '나혼산'만의 방식이었다. 뿐만 아니라 기안84에게 매주 사과할 일을 만든다며 '애플84' 별칭을 붙여주는 등 과한 비난에 시달리는 불쌍한 캐릭터까지 구축했다.

출연진이 프로그램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캐릭터가 필요하다. 이는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과 제작진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혼산' 역시 기안84의 출연을 고집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그러나 돌아온 건 왕따 의혹을 비롯한 날 선 비난이었다.

어쩌면 지금의 사태는 시청자의 피드백을 외면한 '나혼산'의 제 식구 감싸기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일지도 모른다.


[연예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