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치밀했던 일본 여자농구의 올림픽 메달 전략

도쿄올림픽 개막 전 일본 여자농구팀의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은 10위에 불과했다. 참가국 자격으로 나선 대회. 객관적 전력을 따져볼 때 메달권 진입은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조별리그를 2위(2승1패)로 통과한 뒤 8강전에서 벨기에(6위)를 86-85, 4강에선 프랑스(5위)를 87-71로 각각 격파했다. 결승에 올랐지만 ‘절대 강자’ 미국에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균 신장 176㎝로 12개 참가국 중 두 번째로 작은 일본이 스타 플레이어 하나 없이 어떻게 이런 놀라운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까. 일본의 잡지 매체 <괴테>는 남녀 통틀어 농구에서 첫 시상대에 오른 일본 여자농구가 올림픽에서 선전한 비결을 20일 소개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일본 여자농구는 톰 호바스 감독(54)의 지휘 아래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한 치밀한 준비를 착착 진행해왔다. 한마디로 약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인사이드에 가급적 선수를 배치하지 않는 ‘파이브 아웃 오펜스’를 바탕으로, 3점슛과 성공률 높은 페인트존 득점을 집중시키는 작전을 펼쳤다. 득점 확률을 높이기 위해 ‘먼거리 2점슛’은 최대한 줄이도록 했다.

도쿄올림픽 6경기에서 일본의 경기당 평균 3점슛 시도는 31.7개, 성공률은 38.4%에 달해 12개 팀 중 가장 높았다. 슈팅가드 하야시 사키(173㎝·3점슛 성공률 48.5%)와 포워드 미야자와 유키(183㎝·43.2%) 등 슈터진은 물론 센터 다카다 마키(185㎝·53.8%)까지 거의 모든 선수가 외곽에서 한방씩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이 최대 무기였다.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철저한 두뇌플레이를 활용했다. <괴테>에 따르면 일본 여자농구 팀은 100개가 넘는 패턴을 모든 선수가 숙지하고 실전에서 상대와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대응했다. 경기 당일 오전 연습에서 새로운 패턴을 추가해 실제 경기에서 써먹은 경우도 있었다. 성공률 높은 3점슛을 양산할 수 있었던 것도 여러 상황에서 다채롭게 뽑아 낼 수 있는 패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괴테>는 분석했다.

수비에서는 상대의 각도와 거리를 ㎝ 단위까지 쪼개 훈련했던 게 주효했다. 다카다는 “훈련은 체력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상당히 힘들었다”며 “수비연습의 경우 몇 ㎝라도 지시와 다르면 몇 번이고 다시 수정해서 연습했다. 솔직히 경기하는 게 편했다”고 말했다.

2014년 일본 대표팀 코치로 취임해 2017년 사령탑에 오른 호바스 감독의 소통 능력도 전력 극대화에 큰 보탬이 됐다. 1990년 일본에 건너와 도요타자동차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호바스 감독은 일본어에 능통해 통역을 거치지 않고 선수들과 대화를 나눈다.

호바스 감독은 “슈퍼 스타는 없지만 (우리는) 슈퍼팀이다. 최고의 무대에서 일본의 멋진 농구를 보여줄 수 있었다”며 “일본 농구는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조홍민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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