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처] “공공장소 속옷 노출이 웬말”…컴백하자마자 내쫓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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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쪽으로 약 180km 떨어진 휴양도시 팜 스프링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명사들의 휴가지로도 유명한데요.

최근 들여온 동상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시끌시끌하다는 소식입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조형물은 전설적인 할리우드 스타 메릴린 먼로를 재현해 '포에버 메릴린'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영화 '7년만의 외출' 속 먼로가 지하철 환기구 바람에 날리는 치맛자락을 두 손으로 잡는 장면을 표현했는데, 그 높이가 무려 8m에 달합니다.

조형 예술가 J. 슈어드 존슨이 지난 2011년 제작, 지역 기업 PS리조트가 100만 달러(약 11억 원)에 매입했는데요.

팜 스프링스 시의회는 관광산업 부흥을 위해 이 대형 동상을 도심부 팜스프링스미술관 앞에 세웠다고 미국 CNN 등은 전했습니다.

이미 9년 전인 지난 2012년 대여 형식으로 26개월간 팜 스프링스에 선보인 전력이 있는데요.

지역사회는 돌아온 '포에버 메릴린'이 인증샷 명소였던 당시처럼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일조하리라는 기대가 큽니다.

존 맥더못(77) 씨는 "우리 동네의 에펠탑이 될 것"이라며 반가움을 드러냈죠.

그러나 모두가 이 동상의 귀환에 반색하는 것은 아니라는데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성대하게 열린 제막식에 정작 설치 장소인 미술관 고위 관계자들은 전원 불참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미술관 디렉터 네 명 전부 '포에버 메릴린'이 이곳에 배치되는 것을 공식 반대했기 때문인데요.

동상 재배치를 요구하는 시민단체 '크레마'(CReMa) 등도 "'포에버 메릴린'을 여기서 내보내라",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닌 여성혐오" 등 피켓을 들고 행사장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죠.

반대론자들은 이 작품이 공공장소에 부적합하다고 지적합니다.

멀리서는 시야를 가리고 가까이에서는 치마 밑으로 노출된 란제리가 보인다는 이유에선데요.

크레마 공동설립자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트리나 터크는 "과거 팜 스프링스에서 '포에버 메릴린'이 이룬 성과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늘려준 것뿐"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지역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죠.

특히 미술관 정문에서 동상 엉덩이 부분이 정면으로 부각되는 위치 선정이 문제가 됐는데요.

지난 1938년 개관한 미술관은 건물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6년 미 국립 사적지에 등재된 문화유산인지라 거부감이 더 심한 셈이죠.

또 다른 주민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아트 뮤지엄에서 나오자마자 누군가의 속옷 차림 뒤태를 바라보게 된다는 건 좀 이상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사실 '포에버 메릴린'은 예전에도 가는 곳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2011년 시카고 전시 때는 여행자 정보 웹사이트에서 '최악의 공공미술' 1위에 오르고 페인트 세례를 받는 등 수모를 당하기도 했죠.

세계 최대규모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아르지'에는 "'포에버 메릴린'을 팜 스프링스에서 치우고 이 배우를 예술인으로 추억할 더 나은 방도를 찾아달라'는 글이 올라온 상태인데요.

이 조각품을 '미투 메릴린'이라 일컬은 청원인은 "지나치게 성적 대상화된 모습이 어린이를 포함한 방문객에게 먼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다"고 비판했죠.

크레마는 소송을 해서라도 동상의 위치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작년 영국에서도 유명인을 형상화한 예술품을 둘러싸고 비슷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페미니즘의 어머니'라 불리는 18세기 작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를 기리는 첫 동상이 나체로 묘사되면서 성적 대상화 논란에 휩싸인 건데요.

앞으로 3년간 팜 스프링스에 머물게 될 '포에버 메릴린'이 현재 자리에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읍니다.

김지선 기자 김지원 작가 김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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