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표기 방관하더니”…日 편만 드는 IOC, 결국 ‘이순신’ 현수막 철거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압력으로 도쿄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한국 선수단 거주층에 내걸렸던 '이순신 장군' 현수막이 철거됐다. '정치적 선전'이라는 이유를 댔지만, 일본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공식 홈페이지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했을 때 방관하던 것과는 대조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17일 오전 일본 도쿄 주오(中央)구 하루미(晴海) 지역에 위치한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거주층에 걸린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뗐다.

앞서 대한체육회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임금에게 올린 장계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한글 현수막을 제작한 바 있다.

이 현수막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무찌른 이순신 장군의 장계를 재치있게 패러디해 국내에서는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이를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문제 삼았다. 또 한 극우 단체도 지난 16일 선수촌 앞에서 일본 제국주의 전범기의 상징인 욱일기를 흔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논란이 커지자 IOC는 전날 한국 선수단 사무실을 직접 찾고 서면으로도 두 번이나 철거를 요청했다. 현수막의 문구가 '올림픽 기간 어떤 장소에서건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금지한다'는 IOC 헌장 50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해서다.

대한체육회는 즉시 IOC에 응원 현수막 문구와 관련한 우리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에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IOC는 모든 올림픽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사용하는 것 역시 올림픽 헌장 50조를 적용해 판단할 것을 약속했고, 대한체육회와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철거하기로 상호 합의했다.

그러나 IOC가 실제 욱일기에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할 지는 미지수다. 사실상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서 욱일기를 흔드는 일본 국민을 쉽게 볼 수 없는 만큼 대한체육회와 IOC의 상호 합의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공식 홈페이지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한 것을 두고 우리 정부 측이 항의한 것과 관련해 IOC가 보인 태도도 논란이 되고 있다. IOC는 "도쿄조직위에 문의 결과 성화봉송로 내 독도 표시는 순수한 지형학적 표현이며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답변하며 일본의 주장을 사실상 그대로 반복했다.

이후에도 우리 정부와 대한체육회가 여러 차례 항의 서한을 보냈으나, IOC는 이를 중재하거나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아 국가 간 형평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IOC는 코로나19 펜데믹에도 도쿄올림픽 개최를 밀어붙여 많은 이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변종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으로 일본 내 코로나19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는데도 대회 기간 상황이 개선되면 관중 입장을 허용해달라고 일본 정부에 요청해 일각에선 현실과 동떨어진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대한체육회는 이번 일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2024 파리하계올림픽 등 향후 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을 규제할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위안을 삼고 있다. IOC는 지금껏 욱일기에 모호한 태도를 보여와 비판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