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한국만두 붙이고 슬램덩크, KBO는 정말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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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022시즌을 앞두고 등번호를 23번에서 6번으로 교체한 르브론 제임스가 비비고 패치를 붙인 새 유니폼을 입고 있다. | LA 레이커스 공식 트위터 캡처.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세계 최고 스포츠 스타가 CJ 제일제당 ‘비비고’ 패치를 붙인 채 코트를 누빈다. CJ 제일제당과 NBA 빅마켓 구단 LA 레이커스가 지난 21일(한국시간) 2021~2022시즌부터 2025~2026시즌까지 5년 파트너십을 맺었다. LA 타임스를 비롯한 현지언론에 따르면 계약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인 1억 달러(약 1200억원)다. 연간 2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인데 보통 미국프로농구(NBA) 유니폼 패치의 연간 계약규모는 70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 수준이다.

2배가 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레이커스는 명실상부한 NBA 최고 인기구단이자 명문구단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공식 SNS 팔로워 숫자도 NBA 30구단 중 가장 많다. 더불어 21세기 NBA 최고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37)가 레이커스에서 뛰고 있다. 제임스는 2019~2020시즌 레이커스의 통산 17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다가오는 시즌에도 레이커스는 올스타 가드 러셀 웨스트브룩을 영입하면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CJ 제일제당이 주목한 부분도 여기에 있다. CJ 제일제당은 “레이커스는 NBA 최강팀이자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농구팀이다. 북미는 물론 아시아, 유럽, 중동, 남미에 NBA 전체 팀 평균의 11배가 넘는 2억8000만명의 글로벌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중국 팬이 1억2000만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대한민국 인구보다도 많은 6000만명이 레이커스 구단 SNS 팔로우하고 있다. 팬의 70%가 MZ세대일 정도로 젊은 세대의 주목도가 높은 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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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경욱호 CJ 제일제당 CMO, 지니 버스 LA 레이커스 구단주, 이선호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담당, 팀 해리스 LA 레이커스 CEO. |CJ 제일제장 제공
이어 “레이커스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비비고를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비비고 만두는 이미 시장 점유율 40%를 돌파하며 압도적인 1등으로 CJ 제일제당의 미국 식품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지역 식품 매출도 지난 2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22% 상승했다. 글로벌 전역에서 식품사업 성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강력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네슬레, 크래프트 이상의 시장 지위와 인지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프로 스포츠와 기업은 꾸준히 공존 관계를 형성해오고 있다. 한국 프로스포츠가 그렇듯 미국 프로스포츠 또한 기업 오너가 구단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이끌었던 스티브 발머는 NBA LA 클리퍼스 구단주다. 게이츠와 손을 잡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하고 3년 전 별세한 폴 앨런은 NBA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구단주였다. 현재는 앨런의 여동생인 조디 앨런이 구단을 소유하고 있다. 중국의 다국적 기술 기업 알라바바 그룹의 공동 창립자 조셉 차이는 NBA 브루클린 네츠 구단주다.

그런데 미국 프로스포츠는 구단 소유와 마케팅을 분리해서 운영한다. 레이커스와 CJ 제일제당 파트너십에서 드러나듯 유니폼 한 자리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NBA 공식 스폰서인 나이키의 스우시 마크가 30구단 유니폼에 부착되고 나머지 한 자리를 구단이 자체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게 남겨놓는다. 한국 기업의 NBA 유니폼 패치는 CJ 제일제당이 처음이지만 KIA 자동차는 수 년 째 NBA와 스폰서십을 이어가고 있다. NBA에서 MVP를 수상한 선수는 KIA로부터 자동차를 선물받는다.

기업은 당연 기회비용에 따른 홍보 효과를 주목한다. 5년 1200억원짜리 비비고 패치가 KBO리그 구단 운영보다 훨씬 효과적임을 부정할 수 없다. KBO리그 일 년 구단 운영비로 450억원 가량이 드는데 시장 규모는 차원이 다르다. 제임스 한 명의 영향력이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ML) 어느 선수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KBO리그 구단 모기업 다수는 내수시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상당수는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랐다. KBO리그가 시작점을 찍은 1982년, 혹은 20년 전까지만 해도 프로 야구단을 통한 홍보효과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고 운영비는 지금의 절반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다. 같은 값이면 미국 프로스포츠, 혹은 유럽 축구와 파트너십을 맺는 게 낫다. 한국 기업의 해외 프로스포츠 파트너십이 꾸준히 체결될수록 KBO리그를 비롯한 한국 프로스포츠엔 위기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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