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안치홍이 KIA 남았다면 이 성적 어려웠다. 왜?

롯데 2루수 안치홍은 올 시즌 상당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18일 현재 86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4 9홈런 6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이 0.385로 준수한 편이고 장타율도 2루수 치고는 높은 0.476을 찍고 있다. OPS가 0.861로 매우 준수하다. 강력한 2루수 골든 글러브 수상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안치홍의 친정팀은 KIA다. 2년 전 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이적했다.

이적 조건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2+2 옵트 아웃 게약을 하면서 겨우 팀을 옮길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FA는 4년 계약을 맺는다. 선수 입장에선 매년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여유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때문에 안치홍의 2+2 계약은 당시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다. 안치홍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안치홍에게는 대안이 많지 않았다. 롯데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는 구단이 없었다. 2+2 계약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KIA에 남는 수 밖에 없었다.

과연 안치홍이 KIA에 남았다면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역사에 '만약'은 의미가 없지만 만에 하나 KIA에 남았다면 지금처럼 맘 껏 야구하기는 어려웠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안치홍을 바라보는 KIA의 시선이 긍정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치홍은 KIA 마지막 해 타율 0.315 5홈런 49타점을 올렸다. 경기 출잘 수가 105경기에 그쳤다. 잔부상이 있었고 장타력이 크게 덜어졌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내부 평가였다. 리빌딩을 준비하던 KIA는 안치홍을 잡는다면 1루수로 전향 시킬 계획을 갖고 있었다.

유격수인 김선빈이 2루로 가고 2루수였던 안치홍을 1루로 돌리는 그림을 그렸다.

KIA 한 관게자는 "안치홍이 우리 팀에 남았다면 포지션 변경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2루수로서는 효용이 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수비 범위가 줄어들어 2루수로서 많은 경기를 맡기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당시 코칭 스태프에서도 안치홍이 1루로 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김선빈의 2루 전향이 결정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안치홍에 대해선 다른 대안이 나올 수 없었다. 우리 팀에 남았다면 1루수 안치홍을 보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치홍의 성적은 1루수로서는 대단할 것 없는 수치다. 공격력이 강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1루에선 다소 모자란 성적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을 것이다. 2루수로서 효용이 다했다는 평가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런 안치홍에게 롯데가 2루수로서 손을 내밀었고 안치홍은 그 손을 굳게 잡았다. 안치홍이 올 시즌 후 다시 FA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고 롯데와 연장 게약을 체결한 것은 그 때의 고마움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안치홍이 KIA에 남았다면 1루수 안치홍으로 다시 야구 인생을 시작해야 했을 것이다. 성적에 대한 부담도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었을 터. 극심한 스트레스로 성적이 더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1루수로서 부족한 장타력 탓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2루수로서 골든 글러브를 노리는 올 시즌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전개가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결국 안치홍의 2+2 계약은 신의 한 수 였다고 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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