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대통령 되려고?”…尹 ‘주 120시간’ 발언, 거센 후폭풍

[이데일리 박기주 권오석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해야 한다”는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다. 여권 대선주자들은 “현실을 모른다. 사람 잡는 대통령이 되려한다.”며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대구 달서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패 잡는 게 아니라 사람 잡는 대통령 되려는 듯”

앞서 윤 전 총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 제도에 대해 “실패한 정책”이라며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권 대선주자들을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윤 전 총장을 두고 ‘윤석열씨’라고 언급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석열씨가 주 120시간 근무 허용을 주장하고 나섰다”며 “아침 7시부터 일만 하다가, 밤 12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7일 내내 계속한다 해도 119시간인데,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윤석열씨는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부가 도입한 주 52시간제는 노동자의 희생과 장시간 노동으로 경제를 지탱하는 방식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다짐”이라며 “말을 하기 전에 현실을 제대로 보고 생각을 다듬어 달라”고 덧붙였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칼잡이 솜씨로 부패를 잡는 게 아니라, 이제는 사람 잡는 대통령이 되시려는 것 같다”며 “제아무리 기업의 본질이 이윤추구라고 해도 사람 목숨보다 앞설 수 없고, 국가의 역할은 기업의 무한욕망으로부터 일하는 시민의 생명과 존엄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박용진 의원도 “윤석열 후보는 누구에게 무슨 엉터리 과외를 받았길래 엉뚱한 소리를 하시는 건가”라고 물으며 “국민 삶을 쥐어짜려는 윤석열의 현실 왜곡 악담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랑하고, 휴식하는 삶이 보장되어야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며 “아무리 업무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더라도, 일하는 사람의 건강한 일상은 포기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가치”라고 꼬집었다.

최지은 이재명 열린캠프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120시간 바짝 일하자’는 것은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에게 ’노오력‘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기득권 기성세대의 실태를 보여준다”며 “윤석열 후보는 그 인권 의식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왜곡해서 하는 얘기…노사 합의로 예외를 두자는 뜻”

이러한 공세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정치적으로 반대에 있는 분들이 왜곡해서 하는 얘기”라며 반박했다.

그는 20일 대구 서문시장 상가연합회에서의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근로자 스스로에게 유리한 근로조건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기업에만 좋은 게 아니라 근로자에게도 좋은 경우이기에 예외를 넓게 둬야한다는 의미였다”고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근로자들을 120시간 동안 일을 시켜야 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주52시간을 월 단위나 분기, 6개월 단위로 해서 평균 52시간을 일 하더라도 집중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은 노사간의 합의에 의해서 좀 변형할 수 있는 예외를 두면 좋겠다는 얘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향한 비난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