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숨겨 아내 불륜 녹음한 남편 유죄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 설치되는 ‘삼성 음성 녹음’ 애플리케이션은 구글 앱스토어에서 누적 다운로드 10억건이 넘는 등 일상 대화와 통화를 녹음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대화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타인의 허락 없이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상 불법이다. 다만 민사소송에서는 녹음이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아내의 외도 증거를 잡으려고 몰래 아내의 통화 내용을 녹음한 경우 유죄가 선고된 판례가 있다. 남편 A씨는 2014년 12월부터 석 달간 집에 몰래 숨겨둔 스마트폰으로 녹음해 아내와 낯선 남성의 불륜 통화 내용을 증거로 확보했다.

A씨가 녹음을 근거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자 아내 B씨는 A씨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고, A씨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통신비밀보호법 14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

타인의 허락 없는 녹음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나 일부 예외를 인정받은 판례도 있다. 지난 5월 대구지법 형사2단독 김형호 판사는 칫솔에 몰래 소독제(락스)를 뿌려 남편을 해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내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아내 C씨는 지난해 2∼4월 남편 D씨가 출근한 뒤 칫솔 등 세면도구에 10여 차례에 걸쳐 락스를 뿌리는 등 특수상해 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갑작스러운 위장 통증을 느낀 D씨가 화장실에 몰래 녹음기와 카메라를 설치하면서 아내의 범행이 드러났다. 영상 속에는 C씨가 “오늘 진짜 죽었으면 좋겠다”, “죽어, 죽어”라고 말하며 남편의 칫솔에 락스를 뿌리는 모습이 담겼다.

C씨는 앞서 자신의 문자 기록을 몰래 보고 대화를 불법 녹음한 혐의로 D씨를 맞고소했지만, 재판부는 각각 선고유예와 무죄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몸을 지키기 위한 증거 수집”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자유심증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민사소송에서는 녹음 과정이 불법하다는 이유만으로 증거능력이 배제되지 않으며, 채택 여부는 사실심 법원의 판단에 결정된다. 대화 당사자가 한 녹음은 형사·민사재판 모두 증거 활용에 문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