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에서 몰리나를 호출하는 여유…’최고피칭’ 김광현 손짓마다 벤치는 들썩

0-0의 팽팽하던 승부가 7회초 세인트루이스 베테랑 타자 맷 카펜터의 2타점 3루타로 2-0이 됐다. 올시즌 처음으로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은 욕심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투구 수는 불과 69개였다. 그동안에는 투구 수에 여유가 있어도 접전이면 교체했던 세인트루이스 벤치는 이날만은 김광현의 듬직한 투구에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선 김광현은 선두타자 다린 러프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도노반 솔라노를 3루 땅볼로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1사 1루, 김광현은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를 향해 마운드로 와달라는 손짓을 했다.

타석에는 올시즌 17홈런을 치며 장타력을 뽐내고 있는 브랜든 크로포드가 등장했다. 한 방이면 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 김광현은 이날의 승부처라고 의식한 듯 몰리나에 이어 벤치를 향해 통역까지 불러 상의를 했다.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결과는 완벽했다. 이날 빛을 발한 김광현의 슬라이더에 크로포드는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김광현은 위기에서 메이저리그 최고로 불리는 베테랑 포수를 마운드로 불러 먼저 이야기를 건넬 만큼 평정심을 발휘했다. 11경기 연속 이기지 못하다 모처럼 연승 기회를 맞게 된 상황, 서두를 수도 있는 상황에서 김광현은 어느 때보다 여유를 발휘하며 완벽하게 이날의 호투를 마무리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 모두가 김광현의 시즌 최고 피칭에 집중했다. 동작 하나하나에 같이 반응했다.

무실점 호투를 하던 김광현은 4회말 갑자기 부상 징후를 보였다. 1사후 4번 타자 다린 러프를 상대로 2구 연속 볼을 던진 뒤 찡그리며 껑충 뛰었다. 트레이너가 상태를 보기 위해 벤치에서 달려나왔다. 김광현은 허리를 손으로 두들겼다. 이미 개막 전과 지난 6월초, 2차례 허리 통증으로 멈춰섰던 김광현이 또 허리를 잡자 세인트루이스에는 엄청난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광현은 부상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김광현은 경기 뒤 “스트라이드 할 때 스파이크가 땅에 걸렸다. 경기 중에는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에 깜짝 놀라 잠시 시간을 가지면서 마음을 진정하려고 했다”고 웃었다.

가슴 철렁했던 세인트루이스 코치진은 4회말을 마친 뒤 김광현에게 모여들어 상태를 확인했다. 7회말 김광현이 투구 중 몰리나를 부른 데 이어 벤치에 손짓을 할 때도 통역을 불렀지만 마이크 매덕스 투수코치가 결국 함께 마운드로 향해 김광현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세인트루이스는 12일 시카고 컵스전을 마지막으로 전반기를 마친다. 김광현이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올시즌 갖은 곡절을 겪은 끝에 전반기 막바지에 드디어 부활한 김광현은 “지난해 잘했던 만큼 자신감을 안고 시즌을 시작했는데 부상과 부진이 겹쳐 힘들었다. 오늘을 계기로 자신감을 찾고 앞으로도 조급하기보다 경기를 즐기며 후반기까지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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