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서 재학생이 과잠 보내고 미국 사는 동문까지… 인하대 구성원 총궐기

23일 오전 인하대 본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승환 인하대 총학생회 회장이 교육부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장혜승 기자] 대학 기본역량진단 일반재정지원대학에서 탈락한 인하대 구성원들이 교육부 평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방위적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인하대 측은 “13년 동안 등록금을 동결해 대학을 파탄 상태에 이르도록 하고 재정을 차등 지원하는 시스템을 통해 대학을 길들이는 교육부의 폭력적 행태를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인하대 학생들은 코로나19로 집회를 열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해 입고 있던 학과 점퍼(과잠)를 벗어 캠퍼스에 진열하는 ‘과잠시위’를 지난 20일부터 시작했다. 대학본관 앞에 진열되기 시작한 과잠은 우천으로 대강당에 옮기면서 급증하기 시작해 22일 오후 600벌이 훌쩍 넘었다. 방학을 맞은 인하대 재학생들이 거주하는 부산, 광주, 제주, 울릉도 등 각지에서 올라오기 시작한 과잠은 이번주 1000벌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총동창회도 나섰다. 23일부터 신한용 인하대총동창회 수석부회장을 필두로 동문들이 교육부 세종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무기한 펼치기로 했다. 총동창회에 따르면 미주동문회를 비롯한 전 세계의 동문들이 교육부에 접수한 이의신청을 반영해 최종 결과가 나오는 30일까지 청와대 청원과 인천시청 시민청원, 교육부 상대 청원 서명 참여 등에 진력할 계획이다.

이승배 인하대 교수회 의장이 23일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교육부 평가 기준 공개를 촉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명섭 기자)

이 날 인하대 총학생회와 총동창회, 교수회, 직원노동조합도 인하대 본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성과 점수가 만점인데 교육과정운영 점수가 낙제점인 것이 말이 안된다”며 “심사기준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 17일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 가결과’를 각 대학에 통보했고 인하대를 포함한 52개교가 일반재정지원대학에서 탈락했다. 가결과가 최종 확정되면 이들 대학은 2024년까지 앞으로 3년간 140억 원 가량의 사업비를 교부받을 수 없게 된다. 13년째 이어지는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유학생 감소 등으로 대학 재정난이 심화한 현실에서 미선정 대학은 ‘부실대학’으로 낙인찍혀 신입생 모집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인하대 측은 교육부의 평가 기준 공개를 촉구했다. 이승배 인하대 교수회 의장은 “학생 충원율과 졸업생 취업률을 진단 지표로 삼는 ‘교육성과’에서 만점을 받은 학교의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이 어떻게 낙제에 해당하는 진단을 받을 수 있나”라며 “이런 의문을 해소하고 이번 기본역량진단의 공정성을 확인시켜주는 차원에서 평가 자료와 기준의 전면 공개를 교육부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전승환 인하대 총학생회 회장도 “평가결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우리 학교가 무엇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기 위해 세종시까지 내려가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물었지만 공개할 수 없다는 형식적인 답변밖에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진행된 교육부 사업 결과와 상반되는 지점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용기 인하대 총동창회 회장은 “우리 대학은 2019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기관평가 인증을 취득했고 교육부의 ACE+ 대학 자율역량강화지원사업에서는 수도권 14개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며 “그럼에도 이번 재정지원대학에 미선정되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결과에 19만 동문과 인하가족은 분개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하대는 지난 2017년 교육부에서 주관한 대학자율역량강화 지원 사업(ACE+)에 선정된 이후 2021년까지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교육과정을 충실히 운영했다고 밝혔다. 특히 2019년 ACE+사업 중간평가에서 91.34점으로 전국 사업 수행 대학 평균치인 89.89점을 웃도는 성과를 이뤄냈고 그 결과 2021년 ACE+사업 종료 후 진행된 종합평가에서 ‘사업 성공수행’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인하대는 교육부의 이번 대학 기본역량진단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의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에 대해 평가된 것으로 전반적인 교육과정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인하대 화학공학과는 지난 2002년부터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공학교육인증기준을 받았고 경영학과는 전 세계적으로 5% 미만의 대학만 인증 받고 있는 AACSB인증(경영학 교육국제 인증)을 지난 2014년 취득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인하대는 이처럼 교육과정의 기본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일반재정지원대학에 탈락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 20일 교육부에 이의를 신청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