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장모’ 2심 재판부 “1심 판단 명확하지 않아”

첫 재판서 지적…최씨 "혈압 떨어져 위협 느껴" 호소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최모 씨가 지난달 2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리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씨의 항소심 재판부가 26일 요양병원 불법 개설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1심의 핵심 쟁점 판단에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윤강열 박재영 김상철 부장판사)는 이날 최씨의 항소심 첫 공판 준비기일을 열어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요양병원이 사실상 사무장 병원이었는지, 피고인이 사무장 병원 운영에 가담했는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이 부분을 규명하려면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봐야 할 것들이 있는데, 원심 판결에서는 이 점이 명확하게 판단되지 않았다"며 "피고인이 의료재단이 형해화한 점을 알고도 운영에 관여했는지가 명확히 입증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씨의 변호인은 최씨가 병원을 주도적으로 운영하거나 지배하고 이득을 취하지 않았으며, 동업자로 알려진 주모씨가 병원 건물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최씨에게 부탁해 최씨가 2억원을 빌려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2억원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승낙해 얼떨결에 병원 계약에 연루됐다"며 "범행을 사전에 공모하지 않은 것이 명백하고, 계약 후에도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이날 최씨의 보석 인용 여부를 놓고 심문을 진행했다.

최씨는 발언 기회를 얻어 "의료재단과 관련해 (동업자가) 좋은 쪽으로만 얘기해 사회에 좋은 일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추호도 물의를 일으킬 일이 없고 그럴 사람도 아닌데 너무 가혹한 처벌을 받아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그는 "어떤 때는 혈압이 막 떨어져 상당한 위협을 느끼고 고통스럽다"며 "판사님이 배려해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이라고 했다.

최씨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2013년 2월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개설해 운영하면서 2015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 22억9천만원을 불법 수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당초 이 사건은 2015년 동업자 3명만 입건돼 이들 중 1명이 징역 4년, 나머지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병원 공동 이사장이었던 최씨는 2014년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며 병원 운영에 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책임면제 각서'를 받았다는 이유로 입건되지 않았지만, 이후 기소돼 유죄가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다음 달 6일 2회 공판 준비기일을 열어 최씨 측 변호인의 구체적인 항소 이유와 쟁점에 관한 의견 등을 확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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