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 사퇴’ 던진 윤희숙, 부친 땅투기 의혹 일파만파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거래 조사 결과에 반발,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던졌지만, 내부 정보 이용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역풍을 맞는 모양새다.

특히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연설로 스타덤에 오르며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앞장서 비판해 왔던 만큼, 윤 의원을 향한 여권의 십자포화가 쏟아지고 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의원의 한국개발연구원(KDI) 근무 이력을 짚으며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친에게 투기를 권유하거나 투기 자금을 지원한 것은 아닌지 수사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2015~2016년 KDI에서 재정복지정책연구부 부장을 지낸 바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의원의 부친은 2016년 3월 농사를 짓겠다며 농지 취득 자격을 얻었다. 그해 5월에는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소재 논 1만871㎡를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윤 의원의 부친은 8억2200만원을 땅값으로 지불했다.

권익위는 윤 의원의 부친이 현지 주민에게 벼농사를 맡긴 정황을 확인, 농지법 위반 사실을 지적했다. 또한 권익위 현지 조사 때만 서울 동대문구에서 세종시로 주소지를 옮긴 점도 문제 삼았다.

윤 의원 부친이 농지를 사들인 이후 인근에는 세종미래일반산단(2014년 최종 승인고시, 2018년 준공)이 들어섰다. 이밖에도 세종스마트국가산단(지난해 9월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세종복합일반산단(2019년 6월 첫 고시, 지난달 신규조성계획)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후 해당 농지의 시세는 폭등, 현재 시세는 약 2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KDI에서 일했던 윤 의원을 비롯해 윤 의원 부친의 사위인 장모 씨가 기획재정부 장관 보좌관으로 있었던 만큼, 농지를 매입하는 데 있어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는 KDI의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촉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땅의 위치를 비롯해 개발과 관련한 연구나 실사를 윤 의원이 2016년까지 재직했던 KDI가 주도했다는 사실이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며 “윤 의원이 KDI에 근무하면서 얻은 정보로 가족과 공모해 투기한 것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과잉된 정치 액션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히고 필요한 조사를 진행해 결과에 따라 합당한 책임을 지면 될 일이다. 국회, 국회의원은 법으로 말하면 된다”고 꼬집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 워크숍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 소유 및 구매 실태에 대한 확실한 확인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맹공을 퍼붓는 여권과 달리 국민의힘은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당 최고위를 통해 윤 의원의 소명을 수용, 처분 대상에서도 제외했다는 이유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윤 의원이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데다 성격상 사퇴 의사를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회법상 의원직 사퇴안은 회기 중엔 무기명 투표에 거쳐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과 과반 찬성으로 의결하게 돼 있다. 회기 중이 아닐 때는 국회의장 허가에 따른다.

  •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부동산 관련 불법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26일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일대 모습.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부친이 2016년 이 일대 논 1만871㎡를 사들였던 것과 관련해 농지법과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