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평생 같이 살아야할 코로나, 안무섭다”…4단계 비웃으며 지방휴가 떠나는 시민들

시민들 "그동안 참고 버티다 보니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 보다 피로감 해소가 우선"

의료계 "지방으로 확산세 번지는 풍선효과 이미 시작… 지금이라도 3단계+α 적용해야"

제주도와 강원도 등 펜션 예약 창. 7월은 예약이 거의 차있다. ⓒ데일리안 제주도와 강원도 등 펜션 예약 창. 7월은 예약이 거의 차있다. ⓒ데일리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여름 휴가철을 맞은 지방 숙박업소에서 공실을 찾아보기 힘들다. 수도권에 최고 수준의 방역지침인 거리두기 4단계가 실시되자 비수도권인 지방으로 휴가를 가는 인파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 A씨는 "렌터카 예약이 여느 휴가철과 다름없이 치열한 것 같다"며 "코로나19로 휴가지 예약이 텅텅 비고 무엇보다 저렴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 여름은 코로나가 없는 것처럼 렌터카·숙소 예약 가격이 비싸고 무엇보다 예약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B씨는 이달 말 친구들과 충남으로 여행을 갈 계획이다. B씨는 "8명이서 여행을 갈 계획인데 서울은 인원 제한 때문에 모일 수 없다"며 "충남은 8명이기 때문에 모일 수 있어 여행지로 정했다"고 밝혔다.


B씨는 특히 "해외로 여행을 가지 못가는 상황이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국내 여행지 추천이 쏟아지고 있다"며 "사람들이 그동안 참고 버티다 보니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 보다 피로감 해소가 우선이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미 직장 동료들과 강원도로 휴가를 왔다는 C씨는 "각종 변이 바이러스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봐서 코로나 종식은 불가능한 얘기"라고 전제하고, "감기나 독감처럼 이제 평생 같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바이러스라면 걸려서 죽는 것도 아니고, 걸릴 때 걸리더라도 지금까지 억눌렸던 피로감이라도 먼저 풀고 싶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제주도와 강원도 등 대표적인 피서 지역의 숙박업소 예약율 등은 지난해 이맘 때와도는 비교가 안될 정도이다.


제주도에서 5년째 펜션을 운영 중인 D씨는 "지난번 코로나 대유행까지는 예약취소 전화가 줄을 지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예약취소 전화가 거의 오지 않고 있고, 지금 펜션 예약이 80-90%가 마감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해외를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제주도가 여행지 중 최선책이라는 생각으로 오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제주도에서 렌터카 회사를 운영하는 E씨는 "코로나19가 렌터카 예약에 미친 영향이 현재 거의 없다"며 "이전 휴가철과 다를 바 없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에서 글램핑장을 운영하는 F씨는 "일부 예약 취소가 있긴 있지만 예약이 취소되면 그 자리에 금방 새로운 예약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혹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확산세가 번질까 걱정되는 마음도 있지만, 오시는 분들 대다수는 방역지침을 잘 지키면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하루 1,300명대까지 늘어나며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단계인 4단계로 격상된 지난 9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위해 찾은 시민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하루 1,300명대까지 늘어나며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단계인 4단계로 격상된 지난 9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위해 찾은 시민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쇄도하고 있는 지방 휴가행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너무 지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길어진 코로나에 사람들의 피로감이 워낙 심해지나 보니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휴가를 떠나는 것"이라며 "확산세가 더 번지기 전에 얼른 휴가를 다녀오자는 생각이 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곽 교수는 "일종의 '코로나 블루'로 볼 수도 있다"며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한 휴가를 다녀오면 무기력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의료계는 지방으로 확산세가 번지는 '풍선효과'를 걱정하며 서둘러 지방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이미 지방 대도시와 여행지를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고 지금 막지 않으면 확산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해외 사례를 보면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돌파 감염이 대단히 많아서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은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주변으로 전파를 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지방 대도시와 여행지만이라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α(알파)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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