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대지진속 100년 후 강남·관악·광진·마포만 생존?

부산 강서, 광주 광산, 대전 유성, 경기 화성도 소멸 모면

인구 서울 262만, 부산 73만, 대구 54만, 광주 35만

국가가 소멸하는 인구 대지진을 어떻게 넘길까 (PG) 국가가 소멸하는 인구 대지진을 어떻게 넘길까 (PG)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 100년 후 서울 인구가 지금의 4분의 1 토막이 되면 집값이 헐값 되고, 일자리가 남아도는 '파라다이스'일까. 아니면 도심 곳곳에 무너져가는 고층 빌딩이 즐비하고 쥐떼가 출몰하는 유령도시로 전락할까.

한 세기가 아득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사실은 현재 영·유아나 앞으로 태어날 우리들의 자녀, 손자·손녀가 살아가야 하는 가까운 미래다.

사상 유례없는 인구절벽 속에서 지역 소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인구밀도가 낮아지면 사회·경제·정치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경쟁이 완화돼 좋을 것 같지만 국민 두 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인 노인의 나라에 무슨 희망이 있을까.

◇ 100년 후 서울은 260만…광주·대구·부산은 35만∼73만 중견 도시로

감사원이 최근 내놓은 저출산고령화 감사 결과 보고서에는 통계청에 의뢰해 100년 후인 2117년의 인구를 추계한 결과가 나와 있다. 통계청은 50년 후인 2067년까지는 장래 인구추계를 했으나 100년 후 추계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르면 합계출산률 0.98명(2018년 전국 합계출산률)과 중위 수준의 사회적 이동이 지속될 것으로 가정할 때 서울 인구는 2017년 977만명에서 50년 뒤엔 64% 수준인 629만명, 100년 후엔 27% 수준인 262만명으로 4분의 1토막날 것으로 추계됐다.

지방 대도시의 인구 감소는 더욱 가파르다. 2017년 342만명이었던 부산 인구는 50년 후엔 191만명, 100년 후엔 21%에 불과한 73만명으로 쪼그라든다.

대구는 2017년 246만명에서 50년 뒤엔 142만명, 100년 후엔 지금의 22%인 54만명으로 수축한다.

2017년 150만명이었던 광주는 50년 뒤 91만명, 100년 후엔 35만명으로 지금의 23% 수준으로 줄어든다.

해마다 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 경기도의 경우 2017년 1천279만명에서 2067년엔 1천65만명, 2117년엔 441만명으로 지금의 3분의 1토막이 된다.

다른 시도의 100년 후 인구는 강원도(2017년 152만명)가 48만명, 충청북도(161만명)는 53만명, 전라북도(183만명)는 48만명, 전라남도(180만명)는 49만명, 경상북도(268만명)는 70만명, 경상남도(334만명)는 85만명, 제주도(63만명)는 27만명, 인천(292만명)은 95만명, 대전(153만명)은 41만명, 울산(116만명)은 26만명으로 인구가 헐렁해진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2017년 5천136만명에서 2067년엔 3천689만명으로 감소하며, 100년 뒤인 2117년에는 1천510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 "서울서 강남·관악·광진·마포만 살아남는다"

인구 고령화의 속도는 빠르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7년엔 총인구의 13.8%였으나 30년 후엔 39.4%, 50년 후엔 49.5%, 100년 뒤엔 52.8%로 높아진다.

시도별 고령인구 비중은 2047년엔 세종을 제외한 16개 광역시·도에서 30%를 넘고, 2067년엔 17개 광역시·도 모두에서 40%를 초과하며, 2117년엔 울산(48.9%)과 세종(49.7%)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5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전남(60.7%), 강원(59.9%), 경북(58.3%), 전북(57.9%), 충남(56%), 충북(55.6%)은 100년 뒤 고령인구 비중이 더욱 심각할 것으로 추정됐다.

감사원이 고용정보원에 의뢰해 전국 229개 시군구의 소멸위험 정도를 분석한 결과 2017년 36.2%(83개)였던 소멸위험 지역이 30년 후엔 모든 시군구로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젊은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공동체의 인구 기반이 붕괴하는 '소멸 고위험 단계'에 진입하는 시군구는 2017년 12곳에서 30년 뒤엔 157개, 50년 뒤엔 216개, 100년 뒤엔 221개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의 경우 2047년엔 종로·성동·중랑·은평·서초·강서·송파 등 23개 구가 소멸 위험단계에 진입하며, 2067년엔 노원·금천·종로 등 15개 구가 소멸 고위험 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100년 후인 2117년엔 강남·광진·관악·마포를 제외한 모든 구가 소멸 고위험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방에서는 부산 강서, 광주 광산, 대전 유성을 뺀 모든 지역이 소멸 고위험군에 들어간다.

인구 소멸 위기를 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8개 지역은 대학이나 학군, 신도심, 일자리, 산업·연구개발 중심지 등의 강점으로 젊은 세대를 흡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신생 도시인 세종은 과거 인구 데이터가 없어 이번 소멸 위험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인구소멸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가임기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고령 인구로 나눈 값으로 0.2∼0.5는 '인구소멸 위험단계', 0.2 미만은 '인구소멸 고위험단계'로 분류한다. 즉 고령자가 가임기 여성인구보다 배가 많으면 현상 유지가 어렵고, 5배가 많으면 공동체 성립이 불가능할 정도여서 소멸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지역 소멸 위험 분석에 참여한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지금의 저출산 추세로 보면 이번 추계는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실제 지역 소멸 속도가 크게 앞당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은 "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몰고 올 사회·경제·정치적 충격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안이하고 낙관적이다"라면서 "지금부터라도 국가의 시스템 전반을 미래 지향적으로 총체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저출산고령화가 초래할 지역 소멸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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