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나간 보훈처, 살인·강간범에 보훈급여금 119억 지급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국가보훈처가 살인, 강간 등 중대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보훈 대상자로 지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21일 국가보훈처에 대한 정기감사 결과, 183명의 부당 등록 보훈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지급된 보훈급여금 등은 총 119억원이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보훈 대상자가 국가보안법 또는 형법 등을 위반해 살인·강도죄 등을 범해 금고 1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되면 대상자 본인은 물론 그 유족, 가족이 받을 수 있는 모든 보상을 중단해야 한다.


보훈처를 이를 위해 신규 등록 신청자에 대해서는 전과기록을 관리하는 기관에 범죄경력을 확인하고, 기등록자에 대해서도 주기적으로 이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보훈처는 2015년 보훈대상자 신규 등록을 신청한 A씨가 1973년 살인죄로 징역 10년 선고·확정받은 사실을 경찰서로부터 통보받고서도 이를 확보·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보훈대상자로 등록 처리하는 등 허술한 업무처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가 범죄사실을 확인하고서도 등록처리한 이들도 있었다. 2014년 보훈대상자로 등록 신청한 B씨에 대해 보훈처는 국가기록원으로부터 판결문을 제공받아 그가 살인미수죄로 징역 2년을 복역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를 보훈대상자로 등록해 2020년 12월 31일 현재까지도 보훈급여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이처럼 애초에 자격이 갖추지 못했음에도 보훈 대상자로 등록된 이들은 22명이다. 이들에게 지급된 보훈급여금 등은 2020년 12월 31일 기준 27억 9422만 6426원이다

기등록 보훈대상자에 대해서도 관리가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감사원은 보훈처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1년 이내의 범죄경력만 죄회를 의뢰하는 등 부실한 업무처리를 했다고 지적했다. 2020년에는 보훈대상자의 모든 범죄경력자료를 받고도 판결일자가 2015년 이후인 범죄경력만을 대상으로 판결물을 확인해 법 적용 배제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보훈처가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모든 범죄경력자료를 기준으로 법적용 대상을 확인했다. 그 결과, 중대범죄 확정사실을 확인하지 못하거나 행정착오 등으로 중대범죄 확정을 받고서도 보훈대상자로 등록된 이가 145명, 보훈대상자 등록 이후 중대범죄가 확정됐는데도 보훈대상자에서 해제되지 않은 16명을 발견했다. 이들에게 보훈급여금 등으로 지급된 금액은 91억 6181만 9831원이다.

보훈처는 이견없이 감사결과를 수용했다. 또 이번 감사를 통해 중대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형이 확정된 보훈대상자에 대한 등록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