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리먼사태’ 터지나… 리스크 확산 가능성은?

중국 최대 규모의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최근 디폴트 우려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연초 이후 83% 하락했다. 역외 채권은 70% 가까이 할인된 가격에 거래 중이다. 역내 채권은 지난 13일부터 거래가 중단됐다.
헝다그룹의 은행 대출 이자 지급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손자그룹인 헝다자산관리를 통해 발행한 자산관리상품(WMP) 상환 문제가 불거지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상반기 기준 헝다그룹이 공시한 부채규모는 총 1조9700만위안(약 335조원)에 달한다. 이중 단기부채 비중이 80%에 달해 시장에서는 헝다그룹 유동성 위기설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6월 헝다그룹이 광동성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던 문건 내용에 따르면 은행 128곳과 비은행 금융기관 121곳이 연관돼 있다. 위험 노출도가 가장 높은 은행은 민생은행(293억 위안) 농업은행(242억 위안) 저상은행(107억 위안) 등이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실제 중국 시중은행에 헝다그룹 대출규모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다수의 은행 및 비은행 금융기관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헝다그룹 사태로 부동산 디벨로퍼 전반적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굉장히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헝다그룹 사태로 인해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확대될 수는 있지만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박 연구원은 "과거 중국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줬던 이벤트와 달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관여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유동성 위기의 트리거는 외부적인 충격이 아닌 내부 즉, 정부의 판단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그는 "부동산 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 축소 이슈는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억제하기 위해 내린 조치"라며 "이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하반기 들어 재정정책(인프라 투자 확대)을 통한 지원방안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니터링 가능한 주요 지표들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도 리스크 확산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에 힘을 싣는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중국 크레딧 스프레드, 은행간금리, CDS 모두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 않다.
박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목적은 이번 부동산 시장에 대한 재정비로 헝다그룹과 같이 문어발식 투자를 확장한 부동산 디벨로퍼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진행 중이라는 판단"이라며 "현재 헝다그룹 사태와 관련해 공개된 여러가지 시나리오 중 이전 화롱자산관리공사 사례와 유사하게 정부 주도로 국유기업이 인수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정부가 부동산 디벨로퍼의 무분별한 투자, 부동산 시장으로 투기성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경고하기 위해 과거 대비 느리게 구제안을 진행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