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감독? 감이 못 된다” 이승엽은 ‘반성’을 먼저 말했다

"난 이미지가 좋은 야구인이 아니다. 아직 반성하고 있을 때라 생각한다."

29일 한 언론은 이승엽 SBS 해설위원 겸 KBO 홍보위원을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으로 추천하는 기사를 썼다.

한국과 일본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해설 위원으로서의 커리어, 자타가 공인하는 인성 등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많은 것을 갖췄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승엽 위원은 이런 추천사에 고개부터 가로 저었다. 자신은 아직 감이 안된다는 말을 먼저 했다. 시켜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추천한다는 말에 반응을 한다는 것 부터 조심스러워 했다.

이승엽 위원은 "사람 일이라는 건 알 수 없는 것이지만 나는 아직 감독으로서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다. 더 훌륭한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 분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직 최종 결정이 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도 조심스럽다"고 했다.

자격이라면 이승엽 위원은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선수로서 이승엽 위원 만큼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물도 찾기 쉽지 않다.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성과를 낸 기억을 갖고 있는 최고의 선수 출신이다. 반대로 최악의 상황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맛 보기도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바닥에서 다시 박차고 일어나 정상급 선수로 거듭난 경험까지 갖고 있다.

지식도 풍부하다.

해설위원으로서 보내는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있다. 야구에 대한 새로운 공부와 접근을 하는 시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제3의 자리에서 야구를 보며 객관적으로 플레이를 분석하고 설명해 주는 몫에 충실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문제가 됐던 야구 선수들의 인성에서도 손 꼽히는 인물이 이승엽 위원이다.

최고의 자리에서 겸손할 줄 알았고 야구 보다 인성이 먼저 된 선수가 되려 노력했다. 늘 한결 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이승엽 위원은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팬들에게 아직 다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위원은 "사인과 관련된 논란에서 난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반성을 했고 후배들을 위한 강연에서도 "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팬들의 용서를 모두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용서를 해 주실 때까지 더 많은 시간 동안 노력하고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자격이 없는 이유다. 나 보다 좋은 이미지를 가지신 분들이 많다. 그 분들이 국가대표팀을 맡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용서를 다 받지 못한 사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사인 논란이란 이 위원이 현역 시절 자신의 사인이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것에 충격을 받고 사인에 잠시 인색했던 것을 말한다.

이제 더 이상 문제 삼는 이들은 거의 사라졌지만 이 위원은 여전이 이 일을 자책하고 반성하고 있었다.

이 위원은 "당연히 야구 적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는 걸 느낀다. 그러나 그에 앞서 좀 더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인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미지가 좋은 야구인이 아니라고 말하는 이유다. 좀 더 반성하고 갚아나가야 할 것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 끝은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계속해서 끝까지 갚아나가는 것 만이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대표팀 감독은 나 보다 이미지가 좋고 준비가 잘 된 분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두가 인정하는 자격을 갖췄지만 여전히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먼저 언급하며 손 사래를 친 이승엽 위원이다. 그는 반성의 한계를 정하지 않고 끝 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모자람을 채우려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국가대표팀 감독은 아니더라도 그가 여전히 한국 야구에 꼭 필요한 인물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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