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김광현의 불펜 변경, STL의 ‘인센티브’ 문제 가능성도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부상에서 복귀했는데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맡겨진 보직은 선발투수가 아닌 불펜이다. 재활 경기 차원에서, 그리고 팀사정상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시즌 시작 당시 2선발까지도 맡았던 김광현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세인트루이스와 계약 종료가 고작 40일 남아 FA로 풀리게 될 상황에서 불펜으로 시즌을 끝나게 되면 이후 FA계약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김광현의 쉬이 납득되지 않는 현 상황은 인센티브와 관련된 문제도 그 이유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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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경기부로 김광현은 부상자명단에서 복귀해 세인트루이스 26인 로스터에 등록됐다. 김광현은 지난 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실점을 기록한 뒤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약 열흘간의 휴식 이후 지난 20일 마이너리그 트리플A 경기에 등판해 2이닝 2실점으로 재활경기를 가진 바 있다.

세인트루이스 로스터에 돌아왔지만 일단 불펜 보직을 부여받았다. 불펜 보직은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첫 경기 마무리 등판 이후 처음. 불펜으로 간 이유는 두 가지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김광현이 선발로 복귀하는 것을 준비시킬 수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재활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 불펜으로 등판은 가능한 상황”이라며 “김광현은 3이닝동안 45개 정도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태”라고 했다.

즉 선발로 내보내려면 조금 더 마이너리그에서 재활경기를 더 가지며 투구수를 늘려야하지만 불펜으로는 메이저리그에서 바로 쓸 수 있다는 것. 사실상 재활경기를 메이저리그 불펜에서 하라는 것이다.

또한 세인트루이스는 현재 아담 웨인라이트, 잭 플레허티의 1,2선발에 요한 오비에도(평균자책점 4.91)와 좌완 J.A 햅(이적 후 4경기 평균자책점 1.99)과 존 레스터(이적 후 4경기 평균자책점 7.08)가 선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레스터가 부진하긴 하지만 올스타 5회에 사이영상 2위까지 했던 16년 경력의 베테랑이기에 조금 더 레스터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일단 베테랑 이적생들에게 선발 기회를 주면서 그 사이에 김광현을 불펜으로 쓰다 선발로 뛸만큼 컨디션을 끌어올리길 기다리겠다는 계획.

김광현 입장에서는 여유롭지 못하다. 10월 4일에 종료되는 정규시즌 후 김광현은 FA신분이 된다. 세인트루이스가 5할 승률은 넘기고 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은 쉽지 않은 상황. 현재 와일드카드 첫 번째 자리는 LA다저스가 확정적이며 두 번째 자리는 신시내티 레즈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2파전 양상이기 때문이다. 결국 포스트시즌을 나가지 못하면 정규시즌이 2021시즌의 끝이 되는데 이는 곧 FA가 40일 후에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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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2020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달러의 보장계약을 맺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추가 300만달러의 인센티브도 있는데 그중 연간 선발 15경기에 출전했을 때 30만달러(약 3억5000만원), 20경기에 출전했을 때 30만달러, 그리고 25경기에 출전했을 때 40만달러(약 4억6000만원)를 각각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선발 25경기에 출전하면 100만달러의 인센티브를 받는 것이다.

지난시즌은 코로나19 단축시즌으로 이 인센티브는 받지 못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는 다르다. 25일까지 김광현은 19경기에 선발로 나간 상황. 즉 이미 15경기 이상 출전했기에 30만달러의 인센티브는 받은 상황이며 1경기만 더 선발로 나가면 추가 인센티브 30만달러를 더 받을 수 있다. 6경기를 더 선발로 나가면 추가 40만달러를 더 받아 100만달러 인센티브를 모두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되면 당장 20경기 선발 출전 인센티브도 장담할 수 없다. 그동안 김광현이 한달간 가장 많이 선발출전한 경기수는 5경기였는데 이는 9월을 모두 선발투수로 던져야 5경기 출전이 가능하다는 말이며 10월은 4일밖에 없기에 선발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즉 지금부터 선발투수로 쭉 나가도 인센티브 100만달러를 채우기 위해 필요한 6경기 선발 출전이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펜으로 보직 변경돼 언제 다시 선발로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6경기 선발 출전은커녕 1경기 선발 출전 커녕도 장담할 수 없다.

물론 세인트루이스 구단 입장에서는 남은 70만달러 인센티브가 그리 크지 않은 금액일 수 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을 나가지 못한다면, 그리고 어차피 김광현이 FA로 풀릴 선수라면 한푼이라도 아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에서 받은 많은 돈을 포기하고 메이저리그로 온 김광현 입장에서는 70만달러, 약 8억 1725만원의 금액은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물론 인센티브 문제는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이 그렇게 구두쇠처럼 굴지는 않을 것이다. 선수의 출전을 의도적으로 막을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시즌 말미에는 선수의 출전경기나 이닝 문제로 인한 인센티브 이슈가 메이저리그에서는 비일비재했다. 김광현 역시 한 두 경기로 이런 일이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마침 시즌 막판이며 김광현의 인센티브 금액과 경기수가 선발출전으로만 채울 수 있는 현 상황에서 불펜 보직 변경은 인센티브 관련 사안과도 고려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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