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경찰청장 ‘잔혹처형’ 영상 논란… ‘복수’ 시작되나


[내외일보] 이교영 기자 =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자신들에게 대항했던 아프가니스탄의 지방 경찰청장을 잔인하게 처형하는 영상이 확산돼 논란이다.

또한 현지에서 미국인들이 탈레반 조직원들에 의해 구타를 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20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지난 18일 아프간 헤라트 인근 바기스 지역의 하지 물라 아차크자이 경찰청장을 처형했다.

60대인 아차크자이 청장은 탈레반의 공언된 적수로 알려졌으며, 탈레반이 지난주 투르크메니스탄 국경 인근 지역을 점령한 직후 체포됐다.

아차크자이 청장이 처형당한 뒤 소셜미디어에는 그 순간을 촬영한 영상이 유포됐다. 초반에는 눈이 가려지고 두 손이 묶인 채 무릎 꿇고 앉은 아차크자이 청장의 모습이 찍혔다. 이어 무자비한 탈레반 총격에 쓰러지는 장면이 나온다.

앞서 탈레반은 사면령을 선포하고 정부 관료와 병사, 미국의 조력자들에게 복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그러나 주요 도시 점령 전부터 미리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블랙리스트’를 기반으로 보복·색출 작전에 돌입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탈레반이 순찰대를 구성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전투에 참여할 수 있는 연령대의 남성을 찾아 구금한 뒤 순서대로 처형한다고 보도했다. 또 최근 탈레반에 비판적이었던 한 언론인의 가족도 거리낌 없이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1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하원의원 대상 브리핑에서 "미국인을 포함한 일부 사람들이 탈레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심지어 구타를 당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탈레반 지도자에게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이전 정부 관료와 병사, 서방의 조력자를 처벌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모두에 대한 일반 사면령이 선포된 만큼 확실한 신뢰를 갖고 일상을 시작하라"며 "완전한 이슬람 리더십이 있으니 (여성·공무원 등) 모든 이들은 정부에 합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이들의 공언과 다르다. 탈레반이 주지사 등 정부 관료들을 구금하는 것은 물론, 서방에 협력한 아프간인을 색출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