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이미 울더라…정신력·전략이 만든 풀세트 승률 100%[2020도쿄]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5세트에 가면 무조건 이긴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도쿄올림픽 준결승(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의 올림픽 개막 전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은 14위였다. A조 6개 나라 중 두 번째로 낮았다. 조별리그서 승리한 도미니카공화국(6위)과 일본(10위) 모두 한국보다 상위 랭커다. 8강 상대 터키는 4위 랭커에 지난 발리볼네이션스(VNL) 3위 팀이다.

하나 같이 한 수 위 상대들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과 일본, 터키를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잡아냈다. 이번 올림픽에서 풀세트까지 간 경기의 승률이 100%다. 그만큼 쉽지 않았지만 단 한 끗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승리했다는 뜻이다.

승리의 원동력은 집중력과 투지다. 한국은 5세트만 가면 더 힘을 냈다. 극도로 긴장하는 상태에서 5세트로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오히려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터키전에서도 3-6으로 3점 차로 뒤지며 어렵게 초반을 보냈지만 8-7로 역전에 성공했다. 10-10 동점 상황에서는 박은진의 예리한 서브로 리시브 라인을 흔든 게 역전의 발판이 됐다.

한국에게 승기가 넘어가며 터키의 일부 선수는 경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눈물을 흘렸다. 베테랑 레프트인 메리엠 보즈는 12-10 상황에서 결정적인 공격 범실을 기록했다. 그만큼 중압감이 컸다는 뜻이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경기 흐름에 요동하지 않고 플레이 하나에 집중했다. 14-13으로 쫓기는 상황의 작전타임에서도 김연경은 “하나만 하자!”라며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유도했다. 이미 선수들의 태도에서 승부가 갈린 것과 다름이 없었다.

전략의 승리이기도 하다. 라바리니 감독은 4세트 초반 흐름이 터키 쪽으로 넘어가자 김희진이나 박정아, 양효진, 염혜선 등 주전 선수들을 빼고 정지윤과 박은진, 안혜진 등 벤치 멤버를 투입했다. 사실상 5세트를 대비하는 작전이었다. 의외로 벤치 멤버가 잘해주며 터키 선수들의 체력을 빼놓은 게 결과적으로 5세트 승리의 요인이 됐다. 과감한 승부가 통한 것이다.

여러 요소가 합쳐진 풀세트 100% 승률이다. 김연경이 “안 그래도 4세트 끝나고, 선수들이 우리 5세트 다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 믿는 구석, 자신이 있었다”라고 강조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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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 5세트 한국 김연경이 공격에 성공하며 4강 진출을 확정짓자 환호하고 있다.도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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