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난 손흥민…해리 케인 ‘오리알’ 신세 되나

16일 벌어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의 개막전. 스탠드에 모인 맨시티 팬들은 외쳤다. “해리 케인은 푸른 유니폼을 원한다(Harry Kane, he wants to be blue)”고.

그러나 90분 뒤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토트넘의 최전방 공격수 케인이 맨시티 이적 논란 속에 결장한 상황에서 손흥민이 그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10분 통쾌한 왼발 슛으로 맨시티의 골망을 흔들었고 경기는 토트넘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자 이번엔 토트넘 팬들이 노래불렀다. “보고 있나, 해리 케인?(Are you watching, Harry Kane?)”

현지 매체들도 ‘해리 케인 없는 토트넘이 맨시티를 이겼다’ ‘손흥민이 케인의 빈자리를 메웠다’ 등의 헤드라인을 쏟아냈다. 기사는 이적 의사를 밝힌 케인의 거취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손흥민이 케인의 역할을 대체하고도 남을 활약을 펼쳤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실 경기 전 시선은 케인에게 집중됐다. 지난 시즌 23골을 EPL 득점 1위에 오른 케인은 시즌이 끝난 뒤 공개적으로 이적을 요청하며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케인은 늦게까지 휴가를 보내면서 훈련 불참 논란에 시달렸고, 팬들의 시선도 싸늘해졌다. 지난 14일에야 팀에 합류했다.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케인이 맨시티와의 개막전에 출전할 리 만무했다. 일각에서 ‘맨시티 이적을 원하는 케인이 개막전에서 뛰지 않기 위해서’라는 보도까지 나오자 팬심마저 돌아섰다.

케인 입장에서는 토트넘이 자신의 공백을 절감하며 맨시티에 밀리는 그림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케인이 없어도 ‘토트넘의 축구’는 원활하게 돌아갔다. 손흥민의 골 결정력은 여전했고, 지난 시즌 다소 부진했던 델레 알리와 루카스 모우라도 살아났다. 측면 수비수 자페 탕캉가는 라힘 스털링과 잭 그릴리시를 지워버렸다. 이렇게 결말이 나면서 오히려 케인만 애매한 처지에 몰리게 됐다.

해결사 부재로 고민하는 맨시티는 올 시즌 개막 전 애스턴빌라로부터 공격형 미드필더 그릴리시를 1억파운드(약 1614억원)에 영입했지만 여전히 케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케인을 이적시키지 않겠다는 토트넘 수뇌부의 의사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맨시티가 제시한 1억파운드의 이적료도 거절한 상태다. 여름 이적시장이 2주 뒤에 끝나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케인의 토트넘 잔류가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구단과의 갈등, 차갑게 식어버린 팬들의 여론 등을 감안할 때 케인의 입지가 예전만 못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조홍민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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