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키움 선수들의 거짓말…방역수칙위반 숨기려 허위 진술(종합)

역학조사 방해로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져

사과하는 한화 이글스 선수단 사과하는 한화 이글스 선수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최인영 기자 =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이 '방역수칙위반 혐의'를 피하고자 허위진술을 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질 상황에 놓였다.

한화와 키움 구단은 17일 "외부인 접촉으로 물의를 빚은 선수들이 처음 진술과 다르게 일부 접촉이 있었음을 확인해 이를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정정 보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한화는 "방역수칙에 위반되는 사항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키움도 "방역수칙 위반은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에서 한화와 키움 선수들이 한자리에 머물렀던 증거가 나왔다.

선수들이 '자진 신고'를 했다고 했지만, 거짓을 섞었다.

방역수칙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구단은 무책임하게 '방역수칙 위반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역학조사에 혼선을 빚었다.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와 두 구단 선수의 새로운 진술에 따르면 한화 선수 2명, 키움 선수 2명은 5일 새벽 한화의 서울 원정 숙소에서 전직 프로야구 선수 1명, 일반인 2명과 만났다.

총 7명이 모인 시간은 '8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한화 선수 2명이 4일 늦은 밤부터 5일 새벽까지, 외부인 3명과 한 방에 있었다.

수원 원정을 치르던 키움 선수 2명은 구단의 원정 숙소를 이탈해 서울에 있는 한화 원정 숙소로 이동했다.

한화와 키움 선수들은 "한화 선수가 먼저 방을 나간 뒤, 키움 선수가 들어갔다"고 각 구단에 진술했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키움 선수가 먼저 방에 들어가고, 그 이후에 한화 선수가 방에서 나왔다"고 파악했다.

방역 당국이 '거짓 진술'을 확인한 뒤에야, 한화와 키움 선수들은 "동선이 겹쳤다"고 털어놨다.

사과하는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 사과하는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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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은 '오후 10시 이후 사적인 만남'과 '5인 이상의 만남'을 금지한다.

한화와 키움 선수들은 '공적 백신'을 방패로 삼아 방역수칙 위반 혐의를 피하고자 했다.

도쿄올림픽 예비 엔트리에 든 한화 선수 1명, 최종 엔트리에 선발된 키움 한현희는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2주 이상이 지난 터여서, 5일 새벽 당시의 거리 두기 3단계 규정에 따라 '사적 모임 인원'에서 제외된다.

양 구단 선수의 '거짓 증언'대로 5명씩만 모임을 했다면, 백신 접종자를 제외하고 4명만 모인 것으로 간주해 아슬아슬하게 방역수칙 위반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한화와 키움 선수들은 외부인 3명과 총 7명이 만났다. '8분'이라는 시간에 기대고 싶겠지만, 백신 접종자 2명을 제외해도 5명이 만난 터여서 '방역수칙 위반 혐의'를 받는다.

여기에 허위진술로 역학조사에 혼선을 줘 역학조사 방해 등의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받을 수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조금 더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NC 다이노스 선수들의 예처럼,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가 있다. (한화와 키움 선수의) 경찰 수사 의뢰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남구청은 이미 NC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와 일반인 2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프로야구 선수들과 사적인 자리를 한 일반인은 유흥업 종사자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한화와 키움 선수들의 신고를 '자진'이라고 표현하기도 어렵다.

한화와 키움은 15일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코로나19 관련 사적임 모임'을 신고했다.

NC 다이노스의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이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일반인 2명과 원정 숙소에서 사적인 모임을 한 사실이 밝혀진 뒤의 일이다.

KBO는 두 구단에 "원정 숙소에서 일반인과 사적인 모임을 한 선수를 즉각 격리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라"고 지시하며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또한 '수사 권한'이 없는 KBO의 현실을 고려해 두 구단에 "해당 지자체에 신고해서, 방역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전했다.

KBO의 지시에 따라 두 구단이 지자체에 사적인 모임에 관해 신고했고, 결국 선수들의 거짓말까지 밝혀졌다.

KBO는 키움과 한화를 제외한 구단에도 '사적인 모임에 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프로야구 모든 구단이 선수단에 자체 조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은 추가로 신고된 사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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