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추가 임금인상안도 거부…남은 교섭, 파업 분수령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파업을 저울질하는 가운데 사용자 측이 추가 임금 인상안을 내놨지만, 노조 측이 미래협약과 정년연장을 내세워 결국 합의가 불발됐다.

18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16일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임단협) 16차 교섭을 통해 추가 제시안을 내놨다. 사측은 △기본급 5만9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125%+350만원 △품질향상격려금 200만원 △미래 경쟁력 확보 특별합의 주식 5주(무상주) △2021년 특별주간 연속2교대 포인트 10만 포인트 등을 제시했다. 기존 안보다 기본급 9000원, 성과급이 일부 인상된 안이다.

하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노조가 핵심 쟁점으로 내세운 산업 전환에 따른 미래협약 체결과 만 64세 정년연장이 사측의 이번 제시안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노조 내부에서 이번 사측의 임금 제시안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크다는 점도 큰 문제다. 노조 내부 관계자는 “직원들이 코로나 위기에 공감하고 임금을 동결했고 회사는 큰 영업이익을 거뒀다”며 “하지만 정작 직원들에게 돌아오는 건 턱없이 적은 상황이라 이번 제시안에 대한 반발이 크다”고 전했다.

노조 집행부 내부에서도 사측의 추가 안에 만족할 수 없다는 기류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임단협 교섭 속보를 통해 “미래협약과 관련해서는 일부 진전된 안을 제시했다”면서도 “하지만 사측이 향후 교섭에서 임금, 성과급, 미래협약에 대해 제대로 제시하지 않으면 강력한 쟁의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노사는 오는 20일까지 이틀간 집중교섭을 이어나간다. 만 64세 정년연장은 타협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관건은 노조가 요구하는 미래협약을 사측이 어느 정도 받아들일지에 달려있다는 평가다. 노조는 미래협약을 통해 산업 전환에 따른 일자리 보호를 위해 △배터리 내재화 △도심항공교통(UAM)·모빌리티·로보틱스 등 미래 산업 관련 부품 국내 공장 생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미래 먹거리 전반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달라는 요구다. 사측이 2차 제시안을 통해 기존보다 미래협약 관련 내용에 진전된 안을 담은 만큼 향후 교섭에서도 노사 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20일까지 노사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노조는 즉각 파업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조는 지난 7일 쟁의활동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3.8%가 찬성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가 노동쟁의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합법적인 파업 등 쟁의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 정년연장 합의가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적인 임금 인상안과 미래협약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위기와 반도체 수급 문제가 아직 남아 있는 가운데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고수해 파업으로 치닫는다면 모두에게 최악의 수가 될 것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