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실손 출시 디데이, 보험사 외면에 흥행 실패?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10개 손해보험사, 5개 생명보험사 등 15개 보험사가 4세대 실손보험을 판매한다. /더팩트 DB

보험금 많이 타면 최대 300% 할증

[더팩트│황원영 기자] 비급여 의료서비스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차등 적용되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이 출시된다. 보험료 누수가 큰 비급여 항목에 대해 보험료가 할증되지만, 의료 이용이 적으면 기존 실손보험료 대비 최대 70% 저렴해진다. 다만, 출시 전부터 일부 보험사들이 판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10개 손해보험사, 5개 생명보험사 등 15개 보험사가 4세대 실손보험을 판매한다.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 상승의 주원인인 비급여 전체를 특약으로 분리해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올라가는 차등제를 도입한 게 특징이다.

직전 1년간 비급여 지급보험금에 따라 5등급으로 구분해 비급여(특약)의 보험료가 할인·할증된다. 비급여 지급보험금이 전혀 없는 1등급은 보험료를 5% 할인받고, 300만 원 이상인 5등급은 300% 할증되는 방식이다.

반면, 의료 이용이 적은 가입자의 보험료는 기존 대비 최대 70% 저렴하다. 40세 남자 기준 월 보험료는 1만982원으로 1세대(4만749원), 2세대(2만4738원), 3세대(1만3326원)에 비해 각각 70%, 50%, 10% 싸진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할증 등급이 적용되는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1.8%인 반면 대다수 가입자는 보험료 할인 혜택을 볼 수 있을 전망된다. 할인·할증은 상품 출시 후 3년 경과 시점부터 적용된다. 국민건강보험법상 산정특례대상자나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장기요양대상자(1~2등급 판정자)는 불가피한 의료이용자로 분류해 할증 적용에서 제외했다.

자기부담금과 통원 공제금액은 이전보다 높아진다. 현행 자기부담금은 급여 10~20%, 비급여 20%지만 4세대 실손에선 각각 20%, 30%로 상향된다. 통원 공제금액도 외래 1만~2만 원, 처방 8000원에서 급여 1만 원(상급·종합병원 2만 원), 비급여 3만 원으로 올라간다.

보장범위와 한도는 종전과 동일하다. 질병・상해로 인한 입원과 통원의 연간 보장 한도도 기존과 유사하게 1억 원 수준(급여 5000만 원·비급여 5000만 원)으로 책정했다.

급여 항목의 경우 사회환경 변화 등으로 보장 필요성이 제기된 불임 관련 질환, 선천성 뇌질환 등에 대해 보장이 확대된다. 보험금 누수가 큰 도수치료, 영양제 등 일부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과잉 의료이용 방지를 위해 보장이 제한된다.

일례로 현재 도수치료는 연간 최대 50회까지 보장되지만, 4세대 실손에서는 도수치료를 10번 받을 때마다 효과 여부를 확인해 연 최대 50회까지 연장하는 방식이다. 또 영양제나 비타민제는 현재 질병 치료 목적으로 처방받는다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데, 앞으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약의 효능을 보기 위한 치료를 할 때만 보장해 준다.

이날부터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은 모두 4세대 실손이다. 기존 1~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4세대 실손으로 갈아탈 수 있다. 전환 후 6개월 이내 보험금 수령이 없는 경우에는 계약 전환을 철회하고 기존 상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 실손보험의 재가입 주기는 15년에서 5년으로 단축된다. 보험계약자는 재가입 시 별도 심사 없이 재가입할 수 있다.

다만 보험사들은 4세대 실손보험 출시에 미온적인 반응이다. 1일부터 판매하는 보험사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메리츠화재·KB손보·농협손보·흥국화재·롯데손보·MG손보·교보생명 등 10곳에 불과하다. 삼성생명은 이달 중, 한화손보·한화생명·흥국생명은 8월 1일부터 출시한다. NH농협생명은 7~8월 중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ABL생명과 동양생명은 최근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기존 계약은 4세대 실손으로 전환할 수 있다. 양사 뿐 아니라 최근 5년 사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 생보사는 8곳에 이른다. 2011년 라이나생명을 시작으로 오렌지라이프, AIA생명,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KB생명 등이 실손보험 판매에서 손을 뗐다. 신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각각 지난해 12월과 지난 3월부터 실손보험 취급을 중단했다. 손보사 중에서는 AXA손보, 에이스손보, AIG손보 등 3곳이 실손보험을 팔지 않는다.

보험사가 줄줄이 실손보험 판매 중단에 나선 이유는 손해율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발생손해액과 실제 사업비의 총합을 보험료 수익으로 나눈 손해율(합산비율)은 지난해 123.7%를 기록했다. 실손보험 보험손익(보험료수익에서 보험금과 사업비를 뺀 금액)은 2조5000억 원에 이른다. 올해 1분기에는 7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건당국과 협력을 강화해 과잉 진료 방지 등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제도 및 진료비용이 저렴한 병원검색방법(심평원 홈페이지) 등에 대한 안내강화도 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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